어린시절 추억 속 레고 TOP10 을 엄선했습니다.
성인의 기준이 아닌 그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이미지와 키워드로 찾아낸 10개의 제품들.
순위까지 정하기는 너무 어려워 년도별 한국 발매시기 순으로 10가지를 추려봤습니다.
TOP10 목록을 정리하면서 추억 속에 동심을 꺼내봤습니다.

시작합니다.




첫 번째

6285 - 1989년 8.2만
Black Seas Barracuda 카리브 보물선


시작하자마자 끝난 느낌입니다. 카리브 보물선.
저뿐만 아니라 수 많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묻어둔 그 제품. 해적선 입니다.

해적선, 보물선 몇가지 이름으로 불리었지만 이 웅장하고 압도적인 크기의 함선.
검은색과 노란색 붉은색이 어우러진 해적선

붉은수염 선장과 앵무새, 보물상자와 원숭이,
해골문양의 해적깃발.
당시에 이걸 보고 있노라면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귀에 들렸습니다.

지금처럼 대형제품이 쏟아지지 않았던 시절이었기에 체감상 크기는 훨씬 더 컸습니다.
당연히 이걸 살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하고 카탈로그만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함선에 쓰이는 특수브릭이 많았기에 돛대, 돛, 닻, 사다리, 대포 등등 실제모습은 어떨까 상상력을 자극한 부품들이 많았죠.
부모님께 사달라고 하기엔 너무나 크고 너무나 비쌌습니다. 말도 꺼낼 수 없었죠.
그 만큼 압도적으로 완벽한 제품이었네요.

어렸을 때 같은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공부도 잘했고 운동도 잘했습니다. 덩치도 크고 사교성도 좋아 모두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정의롭기까지 해서 불의를 참지 않았죠.
한번은 이 친구가 저를 포함한 친구 몇명을 집에 초대했습니다.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제가 살았던 아파트보다 더 큰 평수의 집 현관문을 여는 순간 신발장 위에 바로 이 카리브 보물선이 떡 하니 있는 것이었습니다.

실물로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론 놀러갔던 친구들 중에 제가 가장 늦게 신발을 벗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집안 곳곳에 대형 레고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부모님이 딱히 장난감 정리하라는 말을 안하시는 것 같았어요. 늘 자유로웠던 그 친구는 항상 당당해 보였고 그 날 만큼은 그 친구를 얼마나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봤는지 모릅니다.

세월이 흘러 레고를 잊고 지내다가 6285가 21322 아이디어즈로 재해석한 바라쿠다가
2020년 4월 1일 발매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한번 사볼까 했지만 왠걸 품절. 그제서야 '레고를 줄서서 사야 하는 거였어?' 싶었던
저는 그 뒤로 몇번의 기회를 놓친 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죠.
오픈런을 실패한 뒤, 월계 레스 오픈 마지막 날. 생애 처음으로 물건을 사기 위해
가게오픈 전에 대기줄 서는 것을 해보았습니다.
대기중에 구경해보니 몇 몇 분들은 서로 알고 계시던 분도 있으셨고
같은 취미를 가지신 분들이 두런두런 말씀 나누시는게 좋아보였어요.
전 뭐 아는사람도 없고 혼자 줄서고 폰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도 리뷰글을 작성하고 있었을 거에요.
제 앞에 여자분, 제 뒤에 남자분도 혼자 오신 것 같았는데,
기나긴 대기 시간동안 말없이 있다가 오픈임박해서야 건물내부로 들어가며 처음 인사하며 이야기를 나눴었네요.
같은 심정으로 이야기를 하니 레고 이야기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조금 일찍 인사하고 이야기 나눴다면 더 좋았을텐데 살짝 아쉬웠습니다.

오랜 기다림끝에 전 그날 바라쿠다와 트리하우스를 동시에 구하는 쾌거를 이룩하였습니다.
차에 타서 바라쿠다 박스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린시절 온갖 추억이 머리를 스쳐지나가며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바라쿠다는 아직도 봉인된 채 잘 있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면 뜯어서 조립할 겁니다.
이 제품은 10040 레전드 제품으로 재발매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6276 - 1990년 5.1만
Eldorado Fortress 해양경비요새

만약 6285 가 있다면 이게 가장 잘 어울렸을텐데 하고 상상으로 가지고 놀았던 엘도라도 포트리스입니다.
지금와서 보니 엘도라도 포트리스가 왜 해양경비요새로 이름이 지어졌는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너무 나간 것 같습니다.
정부군함도 있긴 했지만 그 어떤 것도 6285에 필적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었고 라이벌로 꼽자면 바로 이 6276이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둘 다 없는 제품이지만 카달로그의 사진을 보면서 상상속 해적선과 정부요새가 치열한 전투를 몇번이나 치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다른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대뜸 레고조립하면서 놀자고 하는 거였어요.
그 친구는 레고를 조립하고 완성품을 전시하지 않고 조립하는 그 재미 자체를 즐기는 친구였는지 상자안에 커다란 밑판과 브릭들을 와르르 쏟아냈습니다.
바로 그 제품이 엘도라도 포트리스였어요. 인스를 따라 하나씩 쌓아갈 때마다 형체를 드러내는 요새. 전 뜻밖의 이 제품을 영접해 볼 수 있었습니다.
비룡성에서 느꼈던 단순 요철 모양의 성벽과는 달리 1X2 슬로프 브릭 2개를 마주보게 쌓고 그 위에 1X4 아치브릭을 얹으면서 생기는 부채꼴 모양의 구멍이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단순 브릭으로 그런 예쁜 모양을 만드는 손맛을 지금도 잊지못하고 있네요.

노란색과 흰색으로 어우러진 요새의 색감은 정부군의 푸른색과 절묘하게 어울렸습니다.
정말 미관적으로도 뛰어났고 성벽에 대포 한문과 성탑에 대포 한문이 입체적으로 위치하고 다른쪽에 있는 검은색 크레인을 이용해 끌어올리는 보물상자는
6285 해적선의 크레인과 대비되었습니다.

친구집에서 조립했던 6276은 끝내 완성까지 조립해보지 못했지만 카탈로그로만 접했던 제품의 손맛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네요.
뒤에 발매된 거대한 정부군함이 있지만 그 시절 제 맘속의 최고 정부군은 바로 이 엘도라도 포트리스였습니다.




세 번째

6086 - 1992년 7.7만
Black Knight's Castle 비룡성


드디어 나왔습니다. 검은 색의 성벽과 알찬 성곽. 그리고 완전무장한 기사들
이 무렵 레고 TV 광고는 정말 신비로운 분위기를 잘 자아냈습니다.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보면 노을진 저녁하늘을 배경으로 도개교가 열렸던 영상이 떠오르네요.

레고는 지금도 비싸지만 예전에도 비쌌습니다.
체감상 예전이 더 비쌌던것 같아요.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레고가 많으면 그 친구는 항상 부러움의 시선을 받았었습니다.
이 제품을 보고 너무나 가지고 싶어서 그때부터 이걸 사기 위해 1년 넘게 용돈을 차곡차곡 모았었죠.

드디어 돈을 모으고 이 제품을 사러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갔을때
가격표를 보시고는 깜짝 놀라신 어머니가 "진짜 이거 살거야?" 라고 물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 물음에 전 아무대답 없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한번 끄덕였죠.
그리고는 전혀 망설임 없이 작은 손에 꼬깃꼬깃 모은 지폐뭉치를 주고 박스를 안고 집에 왔습니다.
부모님이 보시기에도 아마 그 당시 일반적인 완구류 가격이 아니었을 거에요.

아직도 비룡성의 곳곳이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로 정말 마르고 닮도록 가지고 놀았습니다.
밑판의 대부분이 오르막 경사로에 가운데 감옥역할을 하는 구덩이를 빼고 나면 생각보다 좁습니다.
그래도 요즘에 워낙 대형화된 제품이라 그렇지 당시에는 큰 제품이었죠.
성벽 4면이 골고루 알차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뒷면의 성벽은 낮았지만 물을 끼고 있는 부분이라 그렇게 표현했고요
피겨들도 알차고 활과 창, 방패, 석궁 다양한 무장에 투구의 형태와 색도 달랐습니다.
그리고 야광유령이 하나 들어있어 정말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었죠.

특히 4기의 말을 탄 기사가 백미입니다.
2기는 말바딩을 하고 있었는데 이중에 백마에 파란색 말바딩에 흰색 깃털로 장식된 완무기사를 제일 좋아했었어요.
기사들을 서로 마주보게 하고 창을 수평으로 들게한뒤 서로 돌진해서 낙마시키는 놀이를 많이 했던 기억이 나네요.
상대진영 세트가 하나 있었다면 더 재밌게 놀 수 있었겠지만 이 세트를 오랫동안 기다리면서 가진것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이었죠.
지금 다시 봐도 정말 명작 중의 명작인 제품입니다.

레고를 그다지 많이 좋아하지 않은 친구들도 이 제품은 기억할 정도로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받은 캐슬이었습니다.





네 번째

6542 - 1992년 9.1만
Launch & Load Seaport 국제무역항구


카달로그에서 본 순간 빨간색의 컨테이너 크레인과 빨간 화물선 그리고 파란색의 예인선에게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부두, 크레인, 화물선, 예인선, 지게차, 화물트럭, 경비초소 갖출건 다 갖춰져 있어서 이 제품 하나만으로 항구디오라마가 완성되는 제품이죠.
박스아트에서 저 멀리 보여지는 크레인 실루엣이 정말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과하지 않고 딱 심플하게 절제된 그림. 상상속으로 얼마나 많이 가지고 놀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 하나가 최대 크기의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한군데 모아놓았을 때 황금밸런스를 갖춘 제품같아요.
비슷한 항구시리즈를 놓고 비교해보면 명확히 이 제품의 완성도가 보입니다.
갈고리로 컨테이너를 들어올리지 않고 실제 항구처럼 거대한 집게로 컨테이너를 들어올리는 모습이 너무나 멋졌습니다.
애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컨테이너가 쌓인 항구를 직접 가지고 놀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카탈로그를 멍하니 바라보기엔 충분한 이유였죠.




다섯 번째

6416 - 1993년 3.67만
Poolside Paradise 파라다이스별장


유일하게 남자아이를 타겟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시절 제 맘속으로 들어왔던 시리즈입니다.
누가봐도 여자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핑크색과 화사한 분위기의 파라디사.
그 중에도 단연 한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이 풀사이드 파라다이스였죠.

원래 레고는 비쌌으나 특히나 이 파라디사 시리즈는 더욱더 브릭수가 적어보여서 사지도 않았는데 억울한 느낌까지 들 정도의 가격이었던 걸로 생각되네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뭔가 남자아이가 여자아이가 좋아할 만한걸 가지고 놀면 이상하게 창피했었어요.
지금과 시대가 달라 각자 성별에 맞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죠.
때문에 한눈에 이뻐보여도 안예쁜척 표정관리를 했어야 했습니다.
당연히 카탈로그만 보는건데도 고개는 다른 제품에 있으면서
눈알만 파라디사쪽으로 돌려서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혹시나 이걸 가지더라도 친구들에게 놀림받는 문제는 둘째로 치더라도
브릭수가 너무나도 적어보여서 사진 못했을거에요.
하지만 그 흰색과 핑크색의 따스한 색감과 심플한 모습이 주는 로망. 말 그대로 파라다이스 였습니다.
어렸을 적 기억때문인지 지금도 후속이라 할 수 있는 프렌즈 색감보다 파라디사 색감이 더 맘에 드네요.





여섯 번째

6984 - 1993년 5.56만
Galactic Mediator 우주경찰사령선


레고를 좋아하는 저에게 선물로 찾아온 우주경찰사령선.
큼지막한 우주선 한대와 귀여운 월면차량 한대가 들어있습니다.
특유의 녹색 유리창은 스페이스 폴리스를 대표하는 특징이 된 것 같아요.

여타 리뷰에서 결합력이 약하다는 의견도 제법 있었지만 어렸을적 직접 가지고 놀았던 기억으로는 오히려 튼튼한 편에 속했습니다.
여기저기 구조물이 삐죽삐죽 튀어나오지도 않았고 전체적으로 유선형에 크고 묵직한 모습이었어요.
물론 안테나, 수직날개 몇개가 튀어나와 있지만 다른 우주선 제품보다는 적지 않았나 싶습니다.

3개의 모듈로 분리될 수 있고 결합브릭은 현대의 모듈러 결합브릭과 같은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가운데 모듈을 떼고 앞과 뒤의 모듈을 합체시킨 우주선모양으로 많이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단 한가지 아쉬웠던건 사령선임에도 불구하고 사령관 미피하나를 제외하면 2개의 경찰미피밖에 없어서
역할놀이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가장 좋아했던 기믹은 사령선 콕핏의 복좌형 캐노피와 양쪽 날개를 살짝 열면 탈착되는 2개의 감옥캡슐이 좋았습니다.
여기에 넣어줄 빌런 피겨 하나만 넣어줬으면 정말 좋았으련만...
그리고 뒷면을 개방하여 경사를 올라 탐사차량을 태울 수 있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가졌던 비룡성은 특유의 성곽브릭 모양때문에 다른걸로 창작하기엔 좀 무리가 있었는데
이 스페이스 폴리스는 정말 마르고 닮도록 분해해서 이것 저것 만들어 봤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2X3 경사브릭에 스티커가 아닌 프린팅으로 새겨진 스페이스 폴리스라는 녹색과 붉은색의 마크는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서 심장이 두근거리네요.
지금도 시티 비행기를 보면 꼭 날개 좌우로 녹색과 빨간색의 클리어 브릭이 들어가더라고요.

이 제품을 분해하여 다른 벌크와 합쳐 노틸러스호 잠수함을 만들어 상상속 해저탐험을 했던 기억이 또렸하네요.





일곱 번째

6090 - 1995년 11.5만
Royal Knight's Castle 유령과사자성


비룡성을 가지고 놀다가 TV광고에서 이 제품을 보고 부러움과 좌절감을 동시에 안겨준 제품이었습니다.
비교가 안되는 압도적 크기의 성과 황금색의 투구를 쓴 사자왕이라니. 번쩍번쩍 크롬도금이 된 파츠는
순식간에 제가 가지고있던 기존의 기사들을 초라하게 만들기 충분했었죠.

너무너무 가지고 싶었지만 비룡성 하나 가지기 위해 그 오랜세월 용돈을 모아왔기에
차마 가질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제품이었습니다.
대부분 제품들이 카탈로그를 입벌리고 쳐다봤던 기억이라면
이 제품은 TV광고를 멍하니 바라봤던 기억이 더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이것보다 작은 캐슬도 가지고 놀면 이렇게 재밌는데 저렇게 큰걸 가지고 놀면 얼마나 재밌을까 하면서 침만 흘렸었네요.
당시 TV광고는 또 어찌나 어린아이들을 홀리게 잘 만들었는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성앞에 기사들이 도열하고 각종 공성무기들이 출동하면서
성벽을 기어오르고 성문을 두드리며 정말 중세시대를 가져다 놓았지요.

성벽의 전체적인 모습은 두텁고 견고한 느낌보다는 가느다란 탑에 군데군데 구멍도 많이 뚫려있고
미려한 외관에 좀 더 치중한 모습입니다.
각종 덫과 기믹들도 숨겨져 있고요.
그래서 더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성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아마 비룡성을 사기 전이었다면 돈을 더 모아서 이걸 사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가지고 싶지만 가질 수 없어서 더욱 가지고 싶었던 제품이었네요.





여덟 번째

6195 - 1995년 10.5만
Neptune Discovery Lab 해저탐사기지


해저의 신비로움을 잔뜩 품은 푸른색 베이스에 노란색 기지
신비로움을 제대로 저격한 파란색과 노란색의 2가지 색감이 정말 킬링포인트였습니다.
밑판을 2개를 이어붙인 거대한 면적에 가운데 돔형태의 진파랑색 클리어 기지.
광물을 채취하여 운반하는 컨베이어 벨트와 멋지게 생긴 잠수함 한척
마치 바닷속에서 잠수복을 입고 수영하다가 비눗방울 같은 돔형태의 유리창을 통과하면
몸만 통과하고 물은 들어오지 않는
판타지적인 기능이 당연히 탑재되어 있을 것만 같은 기지였네요.

해저의 신비로움은 우주의 신비로움에 필적할 정도로 무궁무진 했습니다.
은색 광물과 문어등 다른 시리즈에서 보기 힘든 소품들도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어찌나 이 문어가 가지고 싶었던 기억이 있었는지
성인이 되어서 60090을 세개나 구입했네요.
그런데 문어 색깔이 다르네?

해저탐험 시리즈는 바라만보고 있어도 귓가에 공기방울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해요.






아홉 번째

6597 - 1995년 10.8만
Century Skyway 국제항공센터


비행기를 타보지 못한 저에게 공항조차 판타지 세계였습니다.
처음으로 공항을 가고 비행기를 탄 것도 모두 성인이 되고 난 뒤 사회생활을 하고 나서였으므로
어린시절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저에게는 약간 부의 상징과도 같았어요.

이 제품은 정말 공항의 완전체였습니다.
비행기와 관제탑, 헬기와 각종 차량들 그리고 활주로
개인적으로 지금의 도로판보다 이 시절 녹색베이스에 도로가 있던 도로판이 더 맘에 드는데
재발매 해주면 참 좋겠네요.

최근에 시티에서 베이스 두께 규격이 아닌 플레이트 두께 규격의 새로운 도로판을 내놓았기 때문에
바램은 이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공항의 종합선물 세트와 같은 많은 구성품 중에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이상하게 관제탑이었어요.
지금 보면 너무나 단순한 구조의 다리에 사방에 클리어 브릭으로 둘러쌓인 몇 안되는 브릭으로 단순화 시킨 건물인데요.
특수브릭을 많이 못봤던 탓인지 아니면 레고특유의 심플한 표현이 잘 되어서인지 저 관제탑이 참 좋았습니다.

이 제품의 품번이 기억나지 않아 이미지만을 보고 찾을때도 바로 저 관제탑이 들어있는 제품을 하나하나 찾았어요.
역시나 대형제품이었네요.

백색의 공항을 뒤로 하고 활주로를 분주히 달리고 이륙하는 비행기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제품은 이후 10159 마지막 레전드 제품으로 재발매 되었습니다.






열 번째

6991 - 1995년 18.5만
Monorail Transport Base 우주열차


모노레일!?
이 특징만으로도 눈길이 사로잡히는데 거기다 우주판타지라니 도저히 카탈로그를 그냥 넘길 수 없었죠.

후에 알게 되었는데 이 모노레일 제품은 레고 전체를 통틀어 3종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왜 그당시 이 제품이 맘속으로 들어왔었는지 이해되었습니다.
전통적인 6스터드 기차레일과 비교적 최근 발매된 롤러코스터 레일은 제법 많은 제품에 쓰이고 있고
특히 롤러코스터 레일은 차량 없이 해당 브릭을 이용한 장식물로도 여러제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통판으로 된 레일에 톱니바퀴가 가운데 장착된 특유의 모노레일은 그 형태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어요.
물론 제품을 가져본적이 없어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그저 카탈로그의 사진만으로도 특별함을 한눈에 알 수 있었죠.

카탈로그 사진 배경에 바둑판무늬의 격자모양은 지금은 일부러 레트로느낌을 주려고 넣지만
당시에는 우주물의 상징과도 같은 표식이었습니다.
뭔가 저 무늬만 봐도 레이더에 녹색점과 빨간점이 점멸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어요.

모노레일 제품 특유의 전진,후진,정지의 시스템을 갖추고 게다가 이 제품은 모노레일 교차로를 포함하며
기지에 도착해서 차량과 탈착하는 훌륭한 기믹도 갖추고 있더라고요.
중간에 열차가 지나가는 길목에 바퀴와의 접지력으로 레이더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구조는
아이들이 상상력을 가지고 놀기에 최적화 된 제품이었습니다.

발매가격을 비교해보니 정말 저세상 가격이었네요.




마지막까지 TOP10 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추억속 제품 2종에게 아차상을 수여합니다.


아차상

6982 - 1996년 8.8만
Explorien Starship 은하탐사선 스콜피온

6984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후속작의 흰색과 파란색의 조합인 우주선이 너무나 멋져보였습니다.

6339 - 1995년 7.8만
Shuttle Launch Pad 우주 왕복선 발사대


카운트다운과 함께 발사되는 우주왕복선. 두번 말해 무엇할까요

이미지출처:구글,브릭인사이드




목록10개를 뽑아놓고 보니 테마가 해적, 캐슬, 우주, 공항, 항구, 해저 입니다.
당시 어린이 눈에서 모두 판타지의 영역이라 할 수 있었던 테마들이네요.
이때의 취향이 커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현재 10개 중 소유하고 있는 제품은 한 개도 없습니다.
의도치 않게 뽑아놓고 보니 명작들이 제법 포함되어 있네요.
이제는 단종되어 가격도 저세상 가격들이고 추억만을 위해 무리하기엔 약간 고민이 됩니다.

그래도 지금 가지고 싶은걸 딱 2개만 꼽아본다면 6399와 10002 입니다.
물론 TOP10도 가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이상 추억 탐험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어린시절 TOP10 레고는 무엇인가요?

+ Recent posts